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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이주기(가족과 함께 쿠안탄 여행 2008.02.12)

진두-볼레리 2022. 12. 23. 14:00

쿠안탄(Kuantan)으로 가자

설 연휴 기간 중 쿠안탄-코타바루-태국을 여행하고 왔습니다. 승용차로 다녔는데 약 2천 킬로미터는 달린 것 같습니다. 재미있었지만 길고도 지루하고 힘든 여행이기도 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많은 것을 보기도 했고, 특히 설날 중국인들의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말레이시아-지도
KL-Kuantan-Kota Bharu-Thialand

 

 

겐팅하이랜드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달렸습니다. 이 구간은 경사가 심하고 굽이져서 속도를 내기 어렵습니다. 오후 2시에 출발하여 오후 5시에 도착하였으니 3시간 걸렸습니다. 말레이시아 고속도로의 상태는 우리보다 좋지 않습니다. 보통 80~110km 구간이지만 대부분의 차들은 120~130km의 속도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고속도로 사망률은 매우 높은 편인데, 도속도로에도 오토바이가 다니기 때문입니다. 

 

콴탄에 도착하여 우리가 머물렀던 호텔입니다. 'Seri Malysia'라는 호텔인데 전국에 많은 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룻밤 자는 가격은 130링깃입니다. 이것은 싱글 침대 두 개가 있는 보통의 방이고 더불 1개와 싱글 1개가 있는 패밀리룸은 150링깃입니다. 우리는 돈을 아끼기 위해 싱글 침대 두 개가 있는 보통을 썼는데 어른 둘과 아이 둘이 싱글에서 자려니 불편하기는 했습니다. 엑스트라 침대를 쓸 수도 있었는데 하룻밤에 30링깃이라 하여 포기하고 그냥 잤습니다. 베개가 모자라 하나(옷장에 여분이 하나 있었음) 달라고 했더니 그것도 2링깃을 받았습니다.

 

우리가-머물렀더-호텔-스리마야

 

 

 

 

호텔 안에 있는 작은 수영장입니다. 물은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깊이는 어른 허리밖에 오지 않았습니다. 고급 호텔을 제외하고는 수영장이 달린 중저가 호텔은 이곳에서도 많지 않습니다.

 

호텔 방입니다. 처음 들어갔을 때 침대 커버가 축축해 햇볕에 말리고 있자니 직원이 와서 싹 갈아주었습니다. 그냥 잤으면 꿉꿉한 이부자리에서 불편하게 잤을 뻔했습니다. 방에는 냉장고가 없습니다. 대부분 호텔에는 냉장고가 있고 음료가 있곤 했는데 여기는 아예 냉장고가 없었습니다. 개미가 많아서 살충제를 달라 하여 뿌려야 했습니다. 방은 썩 깨끗한 편은 아니었지만 침구류는 깨끗했습니다. 카메라 배터리를 충전하려고 보니 구멍이 3개 있는 콘센트밖에 없어 프런트에 가 2개짜리를 달라고 했더니 없다고 합니다. 말레이시아의 콘센트는 기본이 3 구입니다. 우리나라와 같은 2구짜리 가전제품을 쓰기 위해서는 얇은 플라스틱으로 된 보충용을 쓰던가 멀티를 사용해야 합니다. 하는 수 없이 멀리 시내에 가 15링깃 주고 멀티를 하나 사서 써야만 했습니다.

 

우리가-머물렀더-호텔-스리마야

 

 

화장실입니다. 화장실 역시 깨끗하지는 않았습니다. 샤워를 위한 천은 누렇게 퇴색했고, 연결하는 고리는 녹이 슬어 있었습니다. 세면대의 물은 잘 빠지지를 않아 양치한 물이 20여분은 고여 있다가 빠졌습니다. 그래도 냄새는 많이 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머물렀더-호텔-스리마야

 

 

호텔을 나와 거리를 걷다가 성당을 발견했습니다. 쿠알라룸프르에서 많은 한인교회를 보았지만 성당을 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KL에도 성당은 있지만 쿠안탄에서 성당을 보니 반가웠습니다. 잠시 들어가 보니 현지의 신부님과 수녀님이 있었고, 역시 현지의 신도들이 있었습니다. 규모가 꽤 큰 성당이었습니다.

 

성당

*2022년 현재에서 : 성당 옆에 보이는 건물이 말레이계 중학교입니다. 작은 아이가 이곳에서 1년 가까이 공부했습니다. 심심하다고 했습니다. 선생님이 가르치는 게 없다고, 숙제도 없다고 심심해했지요. 그 이전 중국계 공립학교에서는 공부와 숙제가 매우 많아서 따라가기 힘들었으니까요

 

 

쿠안탄 시내로 들어가는 도로입니다. 콴탄은 인구 50 만의 중. 소규모의 도시입니다. 파항(Pahang) 주의 수도인데, 파항주는 말레이시아에서 영토가 가장 큰 주입니다. 남쪽으로는 쿠알라룸푸와 경계를, 서쪽으로 바다, 북쪽은 트랭가누와 닿아 있습니다. 유명한 겐팅하이랜드도 파항주에 속해 있습니다. 산이 많은 주이라서 밀림 속에는 아직도 옛날 생활방식을 고수하는 '오랑 아슬리'(원주민)들이 살고 있기도 합니다.

쿠안탄은 매우 조용하고 평화로운 도시입니다. 쿠알라룸프르를 보다가 쿠안탄을 보면은 마치 서울에 있다가 속초나 강릉에 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쿠안탄이 동해안에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쿠안탄의 거리는 설 연휴라서 거리가 한산합니다. 설 연휴 기간에도 말레이계와 인도계는 문을 여는데 상점이 거의 문을 닫은 것은 그만큼 상업에 중국계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입니다. 말레이시아 인종 비율은 중국계가 20~25% 정도이지만 경제 장악력은 아마도 70~80% 정도는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중국인들의 특징은 서로 끌어주고 밀어준다는 것입니다. 나의 사업 파트너는 이런 비유를 들더군요. '중국인, 인도인, 말레이인, 한국인이 나란히 과일 가게를 한다면, 당신은 어디를 가겠느냐?'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이 질문에 '가장 싸고 질 좋은 과일을 파는 가게를 갈 것이다'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리고 가격과 질이 똑같다면 한국인보다는 중국인이나 말레이 사람에게서 과일을 사겠지요. 현지인을 사귈 수 있는 기회가 될 터이니까요. 그런데 중국인들은 거의 다른 인종에게서 과일을 사지 않는다 하는군요. 비록 중국인의 과일이 더 비싸다 해도 말입니다.

이는 이런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과일값이 비싸면 얼마나 비싸냐는 것이지요. 그 차이는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과일 값보다는 같은 중국인의 과일을 팔아줌마로서 중국인의 번창하고, 그러면 그 중국인도 자기 물건을 팔아주어 도움을 준다는 것입니다. 이런 밀어주고 끌어주기가 결국 중국인들이 함께 경제적 성공을 거둘 수 있는 힘이 되었다는 것이지요.

 

 

 

2022년 12월 현재 말레이시아는

*끝에 중국인들의 상행위를 말씀드렸지요. 15년 살면서 느낀 것은 반드시 그렇지 만도 않다는 것입니다. 즉, 중국인들은 중국인들끼리 뭉쳐서 사는가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익이 될 때만 그렇습니다. 말레이계든, 인도계든 이익이 된다면 당연히 그들과 손을 잡습니다. 

*동업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와 확실히 다릅니다. 10억을 가진 사람이 식당을 연다고 할 때, 10억을 투자한 하나의 식당을 열어 집중할 것인가, 아니면 동업으로 10명이 1억씩 투자하여 10개의 식당을 운영할 것인가? 중국인들은 후자를 택합니다. 10개 중 잘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이 있을 터인데, 안 되는 식당도 시간이 지나 자리가 잡히면 장사가 잘 된다는 것이죠. 이 기간 동안 잘 되는 곳에서 나오는 수익을 재투자하여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기에 동업이 더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합리적인 면이 있지요. 동업자 간의 갈등도 크지 않습니다. 많이 해보아 규칙이 있기 때문입니다. 

 

*호텔은, 위에 가 본 곳은 비용 대비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 속합니다. 당시 130링깃이었으니 지금은 150~200 정도 할 것 같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 호텔을 잡을 때, 가급적 중국인이 운영하는 호텔이 좋습니다. 그 이유는 위생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중국인들의 위생 기준이 더 높지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니 더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입니다. 이는 인종적인 차별이 아니라 문화적 차이를 설명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