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이주기(혼자 하는 말레이시아 여행 2008.03.06)
쿠안탄(Kuantan)으로 출발
쿠알라룸푸르에서 쿠안탄으로 출발한 시간은 10시가 조금 넘어서였습니다. 사업파트너와 인테리어회사 대표와 함께 차를 타고 갔습니다. 차는 인테리어 대표의 것이었는데, 벤츠였습니다. 직접 운전을 안 해 감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빠르기는 굉장히 빨랐습니다. 차 없는 고속도로를 거의 150km로 달렸는데, 소음은 있어도 떨림은 적었습니다. 2시간 반도 채 걸리지 않았으니, 굉장히 빨리 간 것입니다.
쇼핑몰의 공사는 많이 진척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공사도 시작만 해놓고 흐지부지하면 의심스러운 것인데, 이 쇼핑몰의 공사는 매우 빨리 진행되고 있어 믿음이 갔습니다. 처음 갔을 때 골조만 올라갔던 것이 이제는 바닥에 타일이 깔리고 외장의 페인트칠이 끝나 있었습니다. 이제부터는 각 입주자들이 개별 매장에 대한 인테리어를 시작할 단계입니다. 우리가 이번엔 간 이유는 정해진 매장에 쇼룸이나 프로덕션룸을 어떻게 배치할 것이냐를 보기 위함이었습니다. 역시 도면으로 보았던 것보다는 현장에 가 보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쇼핑몰의 이름은 '이스트코스트몰'입니다.

빅** 도넛 매장이 들어갈 이스트코스트몰을 방문하였습니다.
혼자서 코타바루(Kota Bharu)로 출발
매장을 둘러본 후 쿠안탄으로 가기 위해 버스터미널로 갔습니다. 버스터미널은 우리의 지방 터미널과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다만 차가 많아 혼잡스러운 우리보다는 좀 한가롭다는 인상이었습니다. 우선 차표를 끊었습니다. 다행히 코타바루 가는 차는 많았습니다. 언뜻 보니 7~8번 운행하는 것 같았습니다. 코타바루와 콴탄은 같은 동해안에 있기 때문에 직통으로 가는 것도 다행이었습니다.

코타바루 가는 버스표를 끊었습니다. 버스 요금은 24.1링깃이었습니다. 우리 돈으로 8천 원가량 하는 것입니다. 비싼지 않지만 싼 것도 아닙니다. 이 버스표의 모양은 코타바루에서 쿠알라룸푸르로 올 때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시간과 차량번호, 요금만 다를 뿐이었습니다.
쿠안탄과 코타바루가 어디 있는지 보겠습니다.
위의 지도에서 쿠안탄은 동해안 가운데, 코타바루는 동해안 북쪽 끝에 있습니다.
코타바루에 가기 이해 버스터미널에 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터미널에서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곳은 2층이고 1층은 버스가 출발하는 곳입니다. 아마도 비가 많이 오고 태양이 뜨거우니 버스를 건물 아래 두어야 하여야 할 것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이런 구조가 생긴 것이겠지요. 그러나 코타바루의 터미널은 단층이었고, 버스는 그냥 태양과 비에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코타바루 가는 버스 터미널입니다. 말레이시아의 대부분 버스 터미널은 이와 같은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차는 정시에 출발하였는데, 에어컨이 무척이나 셌습니다. 너무 추워 가지고 있는 옷들을 다 꺼내 껴입고, 덮고 하여 간신히 추위를 면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으로 중간에 에어컨을 꺼 춥지 않게 갔습니다.

쿠안콴에서 코타바루까지는 8시간이 걸립니다. 매우 긴 시간입니다. 중간에 조수석에 앉아 있던 젊은 친구로 운전사를 바꾸더군요. 우리의 경우는 부산에서 서울까지 한 운전사가 운전할 겁니다. 이 버스만 특별히 그랬는지, 아니면 다른 버스들도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중간에 기사를 바꾸는 게 좀 이상하면서 안전상은 좋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적어도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의 확률은 줄어들 터이니까요. 위의 사진은 중간에 쉬는 장소를 찍은 것입니다.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이기 때문에 별도의 휴게소는 없었고, 시골의 작은 식당에 차를 주차시키고 간단한 요기와 화장실을 해결하였습니다. 나는 이곳에서 얼마나 머무는지를 몰라 사 먹지를 않았는데 몇몇 사람들은 식사를 하였습니다. 한 20여분은 머물렀지요.
코타바루에 도착하니 밤 11시가 되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렸는데 너무나 캄캄해서 순간 당혹스러웠습니다. 물론 겁도 많이 났습니다. 허가받지 않은 택시기사들이 달려들었고, 터미널 한편에는 오토바이에 몸을 걸친 젊은 아이들이 서너 명 서 있었습니다. 그들은 내리는 손님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내게는 이제 오토바이 두렴증이 생겨서 일단 몸을 피해야 했습니다. 아주 가까운 곳에 식당이 있어 우선 그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차를 타고 올 때는 지나가는 택시를 타고 'ridel' 호텔로 가서 짐을 푼 후 근처 몇 번 가본 중국식당에 가 저녁을 먹을 생각이었습니다. 음료로는 맥주를 파니 맥주 한잔을 곁들일 생각이었지요. 하지만 그런 것은 생각도 나지 않고 일단 몸을 피하는 게 급선무였습니다. 식당의 젊은 청년이 '로티'를 만들고 있어 그걸 두 개 주문하였습니다. 먹으면서도 나는 바깥의 동향을 살폈습니다. 내 눈에 그렇게 보이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 오토바이의 청년들은 나를 보고 있었습니다. 로티를 먹으면서도 그들이 가기를 기다렸지만 그들은 꼼짝 않고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나는 가능한 천천히 로티를 먹으면서 어떻게 여기를 빠져나가 내가 알고 있는, 가본 적이 있어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ridel 호텔을 갈 것인지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전에 ridel 호텔에서 콜택시를 불렀던 생각이나 식당 주인에게 택시를 불러달라고 하기로 했습니다.
60 정 된 돼 보이는 여주인이나 20대의 젊은 남녀 종업원이나 모두 영어를 전혀 못했습니다. 사실 쿠알라룸푸르를 벗어나면 이곳 말레이시아 사람들 중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쇼핑몰의 종업원조차도 영어가 통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까요. 계산이 잘 안 되지 그 여주인은 손님 중에 50대로 되어 보이는 한 사람에게 통역을 시켜서 무엇을 먹었으니 얼마라고 말해주어 계산을 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그 영어가 되는 사람에게 콜택시를 부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물었습니다. 그는 "내가 택시기 산데?"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잘됐다. 리델호텔까지 가고 싶은데 얼마냐고 하니 6링깃을 달라고 하였습니다. 나는 얼씨구나 하고 가자고 하였지요.
그를 따라 택시 있는 곳으로 가니, 그의 택시는 영업용이 아니라 개인 자가용이었습니다. 아까 버스에서 내렸을 때 몰려들어 택시 타라고 했던 그들 중 하나였던 것이지요. 그래도 그리 걱정되지 않았습니다. 희끗희끗 한 머리와 작은 키가 사람을 위협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알고 보니 터미널과 리델호텔은 지척이었습니다. 걸으면 10분 거리밖에 되지 않았을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밤길을 혼자 걷는 것보다는 택시를 타는 게 안전한 것이기는 했습니다. 그리고 차 안에서 그는 자기 이름(이름이 C.D였습니다. 원래의 이름이 매우 길고 알아듣기 어려우니 그렇게 부른다고 했습니다.)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면서 내일 택시가 필요하면 자기를 불러달라고 했습니다. 그에게 큰 아이를 보내려고 하는 '와디 소피아 국제학교'까지 얼마냐니까 20링깃이라고 하였고, 차에서 내려 카운터에서 허가받은 택시회사에 가격을 알아보니 30링깃이라고 하였습니다. 나는 다음날 C.D를 불러 그 학교에 갔습니다.


내부의 모습입니다. 침대는 더블과 싱글 2개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내장고는 있는데 안에 아무것도 안 들어 있습니다. 텔레비전에서는 영화와 스포츠 위성채널이 나옵니다. 대형수건 2개와 화장지가 비치되어 있고, 거울과 작은 의자가 하나 있습니다. 안에는 말레이시아 관광 책자도 하나 있습니다. 화장실에는 비누가 하나 있습니다. 하지만 칫솔, 면도기, 샴푸, 치약 등은 없으니 특히 치약과 칫솔은 꼭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이 정도 금액이니 이 정도 비치되어 있는 것입니다. 다음날 간 호텔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화장실 안에 휴지조차 없었습니다. 한국에서 외국여행할 때의 호텔을 생각하고 여행하면 낭패를 보니 기본적인 세면도구는 챙겨서 다녀야 할 것입니다.
2022년 12월 현재 말레이시아는
*강도를 당하고 얼마 안 되어서라 밤길 다니는 것이 매우 두려웠습니다. 혼자 깊은 밤중에 코타바루에 도착하니 모든 게 겁이 났었지요. 택시 기사들도 다 두려움의 대상이었습니다. 지금 읽어보니 당시의 두려움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하지만 아무 일 없었습니다.
*벌써 오래 전이되었군요. 지금도 저 호텔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강가에 있어 창문 밖으로 강이 보였습니다. 말레이시아의 강은 대부분 누런 황토색 있니다. 바위가 적은 평지를 지난기 때문에 흙탕물이 되는 것입니다.
*지금도 가끔 버스를 탑니다. 여전히 냄새가 나고 모기도 있고 에어컨이 세 춥기도 합니다. 그래도 탈만 합니다. 조호바루는 고속도만 달리기 때문에 휴게소에 들러도 별로 재미가 없지만, 코타바루는 국도를 따라 6~7시간 정도 달려 시골 마을 같은 곳에서 잠시 쉽니다. 말레이시아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