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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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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이주기(2008.03.28)

진두-볼레리 2022. 12. 27. 18:30

코타바루에서

 

코타바루에서는 직원들과 숙소를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코타바루 매장의 직원은 17명으로 꽤 많은 수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절반은 인도네시안이고 절반은 말레이시안입니다. 말레이시안들의 근무시간은 9시간이고 인도네시안은 12시간입니다. 하지만 두 그룹이 받는 월급의 액수는 비슷합니다. 말레이시안들은 인도네시아보다 잘 살기 때문에 그 월급으로 12시간씩 일하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곳 말레이시아에는 3백 만 가량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있다고 합니다. 인도네시아, 네발, 미얀마, 태국, 필리핀, 베트남, 네팔 등등의 나라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인데, 말레이시아가 많은 노동자들을 자유롭게 받아들였기 때문에 생긴 현상입니다. 이들 저렴한 노동자들은 말레이시아 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산업이나 건설현장에는 이들 외국인 노동자들이 없으면 돌아가지 못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에 따른 문제점도 없지는 않습니다.

 

말레이시아 자국민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게 문제입니다. 값싼 외국인 노동자들이 몰려왔으니 이는 당연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워낙 일하기를 싫어하고 게으른 성격이라서 말레이시아 사람들만으로는 산업을 지탱하기가 힘든 형편입니다. 일자리가 줄어듦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노동자는 말레이시아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존재들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범죄율 증가와 불법 체류입니다.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말레이시아에 왔다가 범죄조직과 손을 잡고 범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그들이 이곳에서 일 년 일해서 벌 수 있는 돈보다는 범법 행위를 하여 벌 수 있는 돈이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들에게는 준법정신이라고 하는 윤리의식이 희박한 면도 없지 않습니다. 이렇게 범죄로 인하여 또 비자기간이 만료된 후 불법으로 체류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늘어가는 것이 말레이시아의 고민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매우 엄격한 편입니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와 노동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까다로운 조건으로 그 수를 제한하고 있으니까요. 그리하여 국내의 노동시장을 보호하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겠지요. 말레이시아의 경우에는 외국의 노동력을 적극 끌어들여 산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싼 인건비는 생산성을 높여 가격 경쟁력을 높여주는 것이지요. 이를 통해 형성된 부가 국민들에게 돌아가니 어쩌면 직접적인 노동보다도 이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일하는 즐거움을 빼앗긴다는 것은 큰 불행이기도 합니다. 어느 쪽이 현명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인도네시안들은 참 착합니다. 매우 맑은 영혼을 지닌 친구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KL에서 강도를 당한 후 내가 가졌던 이곳 젊은이들에게 가졌던 악의는 이곳의 직원들을 보면서 모두 해소되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물건 외에는 절대 손을 대지 않습니다. 아니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습니다. 세면실에 세숫비누와 빨랫비누를 갖다 놓았는데 1주일이 넘어도 아무도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물론 조금씩 쓰기는 했지만 가지고가 자기만 쓰려고 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KL에 올 일이 있어 가방에 카메라와 여권 등을 두고 3일간 자리를 비웠지만 아무도 내 가방에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주변을 잘 정돈해 주었을 정도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 친구들이지만 과격함도 욕심도 악의도 없는 착한 친구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보니 공부에 대한 욕심도 없어 보였습니다. 일주일에 하루씩 쉬는 날이 있고, 또 평일에도 시간이 있지만 책을 읽는 친구는 없습니다. 그저 몇 명이 모여 즐겁게 이야기하거나 핸드폰에 저장된 음악을 듣는 게 이들의 즐거움입니다. 그리고도 남는 시간은 잠을 자거나 멍하니 천장을 보고 누워 있는 게 이들의 시간 보내기 방법입니다. 젊은 날의 소중한 시간을 그렇게 보내는 게 내 눈에는 한없이 아깝지만 이것이 이들의 살아가는 방법인 모양입니다.

 

욕심이 없다보니 일에도 능력이 크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처럼 빨리빨리 처리하는 것에 익숙지 않은 것이지요. 만사가 태평이라서 서두르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항상 바쁘게 생활하는 우리의 눈에는 답답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인도네시안 노동자들이 우리나라 노동자들에 비해 형편없이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내 생각에는 2/3 정도 된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한 사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일을 이들은 2/3 정도 만들어 내는 것이지요. 이 정도면 그리 나쁘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들에게 지급되는 인건비는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1/5 수준이니까요.

 

빅애플도넛-기숙사
빅애플도넛-기숙사

빅**도넛 기숙사에서 내려다 보이는 코타바루 시내입니다. 차가 많지 않지만 주말이 되면 깨나 막힙니다. 이길 따라 2km 정도 가면 테스코가 나오고, 그 안에 빅** 도넛 매장이 있습니다.  

 

 

2022년 12월 현재 말레이시아는

*지금도 말레이시아에 외국인 노동자는 많습니다. 가정부는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건설 현장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에서, 아파트 경비는 네발에서 온 노동자들이 일을 합니다. 그리고 소소한 가게 직원은 미얀마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미얀마 사람들은 난민비자로 거주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 노동자들과는 지위가 약간 다릅니다. 그 외에도 베트남에서 온 사람들도 상당수 있습니다. 인도 본토에서 온 인디언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여성은 미용 분야에, 남성들은 각 분야에서 일을 합니다. 

*이렇게 말레이시아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매우 많습니다. 인구의 10% 정도라고 합니다. 말레이시아 인구가 3천 만이니, 3백만 외국인 노동자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외국인 노동자와의 갈등은 거의 없습니다. 그들을 혐오하는 분위기는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때문에 자국민들의 일자리가 없다는 시위도 없습니다. 그런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내가 알 수 있을 정도로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말레이시아는 다인종 국가라서 인종 차별은 거의 없습니다. 그 인종이 가지는 독특한 문화에 대한 거부감은 있습니다. 그렇지만 차별까지 나아가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