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alaysia-life.tistory.com/googleda2e2cfdeffc91a7.html 말레이시아 이주기(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딸 2008.06.07)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이주기

카테고리 없음

말레이시아 이주기(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딸 2008.06.07)

진두-볼레리 2022. 12. 31. 18:57

방학을 마치고

 

방학 동안 집에 와 있던 딸과 친구가 오늘 코타바루(Kota Bahru)로 떠났습니다. 아침 11시에 버스를 탔는데 밤 7시에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8시간 걸린 것입니다. 쿠안탄에서 코타바루까지는 국도를 달려야 합니다. 긴 밀림을 통과하기도 하고, 크고 작은 도시를 지나야 합니다. 중간에 2번 휴게소에 버스가 섭니다. 휴게소라고 하지만 버스가 설만한 공터를 가지고 있는 작은 식당이 휴게소입니다. 사람들은 간단한 음식을 먹기도 하고, 화장실에 갔다 오는 시간입니다.

 

처음 벗님이가 쿠안탄에 왔을 때는 보통 체격이었는데 2 주 간의 방학을 마치고 떠날 때는 '빵순이'가 되었습니다. 집에서 엄마가 해주는 한식을 먹으며, 밤늦게 냉장고를 뒤져 먹었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먹을 것을 달고 살며 친구하고 떠들다가 새벽에 잠이 들곤 했습니다. 그랬으니 살이 안 찔 수가 없었지요. 희*이도 처음 올 때보다 통통해지기는 했는데 워낙이 살찌는 체질이 아니라서 큰 차이는 없습니다만 벗님이는 금방 살이 오르고 말았습니다. 내가 '긴장해라' 하니 씩 웃고 맙니다. 

 

희*이하고 벗님이에게 "쿠안탄이 좋아 코타바루 학교가 좋아?'"라고 물으니 쿠안탄, 집이 좋다고 합니다. 하긴 공부하는 걸 좋아할 아이는 없겠죠. 그렇지만 그 대답은 돌아갈 학교가 있으니 할 수 있는 대답입니다. 갈 곳이 없다면 집이 좋다는 말이 안 나오죠. 다시 돌아갈 곳이 있기에 지금(집)이 좋다는 대답이 나올 수 있습니다.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다는 건 큰 안정입니다.

 

버스가 출발하기 전 아내는 눈물을 훔쳤습니다. 벗님이와 희*이는 히히거리면서 얼굴에 웃음이 가득한데, 아내는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닦더군요. 하지만 두 녀석은 잘 떠났고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무사히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이제는 다 커서 제 역을 하고 있다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잘 커가고 있는 아이들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벗님과-희*
벗님과-희*이 버스타기 위해 터미널에 왔다

2022년 12월 현재

*처음에는 쿠안탄에서 코타바루에 가 아이를 데리고 왔습니다. 일주일 방학을 마치고 또 데려다주었습니다. 여자 아이 혼자 버스 태우기가 너무나 불안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오고 가기를 4번 한 것입니다. 9시간(내가 운전하면 9시간 걸림) 네 번 왕복하니 36시간을 운전해야 합니다. 너무 힘들어서 못하겠더군요. 그다음부터 버스를 태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