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alaysia-life.tistory.com/googleda2e2cfdeffc91a7.html 말레이시아 이주기(정착을 위한 좌충우돌 2001.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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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이주기(정착을 위한 좌충우돌 2001.11.27)

진두-볼레리 2022. 12. 15. 01:09

말레이시아에서 겪는 외로움

 

월요일입니다. 지난 토요일... 너무 심란하여 캔맥주 2개를 먹으며 쓰다가는 취해 쓰지 못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원래 주량이 약한 데다가 오랜만에 술을 마시니 많이 취하더군요. 외롭기도 합니다. 견디기 어려운 정도는 아니지만 가슴 안쪽이 아린... 그런 외로움입니다. 그냥 안고 있어도 별로 아프지는 않은, 아픔이지만 고통은 아닌 그런 감각입니다. 약간의 외로움은 삶에 도움이 됩니다. 그건 무언가를 향한 그리움이고 그리움이란 삶에 대한 애착의 다른 감정이기도 것이니까요.

 

술은 이곳에서 많이 먹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쉽게, 아무 곳에서나 없을 뿐더러 너무 더워 술을 마시면 견디기 어렵습니다. 나처럼 술을 조금 마시면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은 특히 낮에 절대 먹을 수가 없지요. 창피해서 거리를 다닐 없기 때문입니다. 값도 다른 것에 비싸더군요. 캔맥주 하나에 4.99링깃( 1,500)이니 우리나라의 하이트나 OB 같은 가격입니다. 하이네켄처럼 알려진 브랜드는 2,000원이 넘어갑니다. 다른 것에 비하면 비싼 편입니다.

 

일요일에는 9살된 아들과 함께 수영장에 갔었습니다. 주말은 조금 비싸서 어른이 20링깃( 6 ) 아이가 10링깃( 3 )이었습니다. 비싸기는 하지만 아들 녀석이 너무나 좋아합니다. 평소 목욕탕만 가면 냉탕에서 잠수 놀이를 하던 녀석이라 수영장에 데리고 가니 완전 자기 세상을 만났습니다. 잠수하고 물놀이하면서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제법 수영을 합니다. 같이 놀다 보면 시간 가는 모르는데 체력이 먼저 떨어진 나는 항상 가자고 졸라 댑니다. 녀석은 마지못해 따라 나오지요.

 

 

아이들의 교육이 시작된다

 

오늘은 딸아이 영어학원 등록을 했습니다. ELS(영어 학원) 가려고 했는데 나이가 어려 안된다고 합니다. 17살은 넘어야 한다는 군요. 하여 한인들이 많이 사는 '에비뉴' 근처의 '랭귀지 스튜디오(영어 학원)' 등록하였습니다. 달에 1,250링깃이고 이것저것 합해 1,520링깃( 45 ) 들어갔습니다. 많이 비싼 학원입니다. 3개월간이고 국제학교 준비반이 있다 하니 참고 등록하였습니다. 수업은 일주일 뒤인 12 3일부터 시작인데 오전 10시에 시작해서 오후 4시에 끝납니다. 점심은 알아서 먹어야 하고요.

 

작은 아이는 오늘부터 개인 교습을 시작했습니다. 다른 아이 명과 함께 공립학교에 입학하기 위한 개인 교습입니다. 말레이시아의 중국계 공립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영어, 중국어, 말레이어를 테스트 받아 통과하여야 하는데, 이제 남은 기간이 3개월밖에 없습니다. 알파벳조차 모르는 아이가 테스트를 통과할 있을지 걱정입니다만, 부딪혀 수밖에 없습니다. 뭔가 길이 있겠죠. 사람이 사는 곳인데...

 

금요일 중국어 교재하고 시디를 받았습니다. 집에서 아빠와 함께 공부하라는 책이었습니다. 시디를 틀어놓고 책을 보았습니다. 정말 하나도 모르겠더군요. 낯익은 한자도 있지만 보는 글자도 많고 발음도 달라 도통 소린지... 그래도 어떡합니까? 아이 공부시키려면 내가 공부를 해야지요. 시디를 반복해서 들으면서 한자 아래 한글로 토를 달았습니다. " 자이 토우, 티엔 지이 훼이 궤이...) 그렇게 토를 달고는 공책을 사다가 네모난 칸을 그려주고 한자를 쓰도록 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겨우 마치고 아들에게 한자 쓰기를 시키니 땀을 뻘뻘 흘리면서 손에 쥐가 난다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강하게 시키면 두려움이 클까 10 시키고는 50분을 만화영화 보도록 하였습니다. 그렇게 서너 하니 오늘이 3 째인데 그런대로 내려갑니다. 많이 힘들어하지도 않고요. 오히려 재밌다고 하네요. 다행히도 말입니다. 세상에 되는 없나 봅니다. 어려워서 그렇지. 아들 중국어 공부시키면서 나도 같이 공부를 하여야 겠습니다.

 

딸아이 랭귀지 스튜디오 등록을 하고는 내가 다닐 '리마 칼리지' 갔습니다. KLCC(쌍둥이 빌딩)에서 1km 남짓 가니 리마 칼리지가 나왔습니다. 미리 에이전트를 통해 알아본 곳입니다. 수업료가 600링깃( 18 )으로 상대적으로 곳입니다. 시설도 괜찮았습니다. 더듬거리는 영어와 한영사전을 뒤져가면서 겨우 등록을 마쳤습니다. 처음이라서 수업료에 이것저것 합해 1,110링깃( 33 ) 냈습니다. 레벨 테스트는 내일 오후입니다. 테스트를 받고 레벨을 측정한 후에야 수업시간이 정해진다고 합니다. 레벨은 보나 마나 바닥일 터인데...

 

리마 칼리지를 나와 딸아이와 함께 차이나타운에 놀러 갔습니다. 수영복을 사러 . 리마 칼리지 여직원에게 물었더니 자세히 가르쳐줍니다. 지하철을 타고 가라고요. 말레이시아에 와서 처음 지하철을 타봅니다. 값은 2링깃 정도로 쌉니다. 내부는 우리보다 조금 좁은 같고 어두웠습니다. 정거장 가니 목적지가 나왔습니다.

 

차이나타운은 우리의 남대문시장과 비슷합니다. 시장 물건들이 가게마다 쌓여 있고 말레이계나 외국에서 종업원들이 열심히 호객행위를 합니다. 차이나 타운이지만 주인만 중국인이지 점원들은 대부분 인건비가 외국인들을 쓴다고 하더군요. 여기서는 부르는 데로 돈을 주면 손해를 봅니다. 1/3 정도로 깎아서 사야 합니다. 10링깃이라고 하면 ', 3링깃' 하면 저쪽에서 '5링깃'합니다. 그럼 4링깃 정도 주고 사더군요. 다른 곳은 대부분 정찰제인데 이곳은 이렇게 흥정을 벌입니다. 흥정을 잘하면 싸게 사는데 한국 남자들은 이런 못하지요.

 

이곳에서도 수영복을 없었습니다. 관광안내소가 있어 물어보니 '부킷 빈탕' 가면 있을 거라 하더군요. 해서 다시 차이나 다운을 가로질러 모노레일을 타고 부킷 빈탕으로 갔습니다. 모노레일은 KL시내를 가로지르는 교통수단으로 버스와 모노레일, 지하철을 적절히 섞어 타면 택시를 타지 않고도 다닐 있습니다. 비용이 싸고 시간도 절약되지요. 차이나타운에서 부킷 빈탕까지는 2 정거장인데 1.2링깃 들었습니다. 거리에 따라 비용이 차이가 나는데 차이는 납니다.

부킷 빈탕에서 드디어 수영복을 샀습니다. 그런데 많이 비싸더군요. 원피스가 150링깃( 4 5 )하였는데, 딸아이 말로는 'area'라나 뭐라나 브랜드라더군요. 가진 돈이 모자라 80링깃( 2 4 )짜리 수영복을 샀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암팡포인트(한인타운 옆에 있는 쇼핑몰) 들러 저녁과 아침에 먹을 장을 보았습니다. 가진 돈이 10링깃뿐이어서 많은 물건을 수는 없었고, 현지 브랜드의 과일주스 한통을 4.79링깃( 14 ) 사고 3개짜리 도넛을 1.99링깃( 550), 과일팩(이것은 아마도 팔다가 남은 것을 비닐에 싸서 싸게 파는 것으로 생각됨) 1.99링깃에 샀습니다. 사과가 7 들어 있었는데 이곳 사과는 초등학교 2학년 아이 주먹만 합니다. 매우 작지요. 하지만 맛은 괜찮습니다.

 

저녁은 비빔밥을 먹었습니다. 있는 찬밥이 조금 모자라 밥을 하고, 김치를 물에 행군 기름에 볶았습니다. 계란 프라이를 하여 밥을 비볐지요. 참기름도 방울 떨어트리고, 아내가 싸준 감조미료도 김치 볶을 넣었습니다. 아이들이 매우 맛있게 먹었습니다.

 

저녁에는 작은 아이 숙제를 했습니다. 개인 교습 선생님이 숙제를 주셨더군요. 우리 아이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영어가 매우 모자란다고, 매우 걱정된다고 숙제도 하고 집에서 공부도 많이 시키라고 하더군요. 하긴 학교만 보냈지 학원 한번 제대로 보낸 적이 없으니 영어가 모자라긴 하겠지요. 아이들은 방금 공부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큰아이가 기침을 하는군요. 감기가 걸린 모양입니다.

 

2022년 12월 현재 말레이시아는 

*당시에는 담담하게 내려갔군요. 하지만 당시의 나는 매우 불안한 상태였습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를 아이들 학교 문제와 앞으로 무엇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할지 모르는 불안함이 컸었습니다. 아무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 학교, 돈벌이, 심지어 나의 영어 실력까지... 어떻게 15 동안이나 있었는지 모를 어리석은 모험이었습니다. 다시 돌아간다면 결코 결정을 내리지 않을 같습니다. '같습니다'라고 하는 것은 무모한 도전이기는 하였지만 헛된 것만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잃은 것도, 희생도, 고통도 컸지만 얻은 것도 많기 때문입니다

 

해질녘-말레이시아-도시의-전경
말레이시아와 쌍둥이빌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