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alaysia-life.tistory.com/googleda2e2cfdeffc91a7.html 말레이시아 이주기(모기, 바퀴벌레 그리고 원숭이 2007.11.29)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이주기

카테고리 없음

말레이시아 이주기(모기, 바퀴벌레 그리고 원숭이 2007.11.29)

진두-볼레리 2022. 12. 15. 03:00

말레이시아에 모기는 얼마나 많을까?

땀띠가 났습니다. 통과의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모기에도 많이 물렸습니다. 잠깐만 나가 서 있으면 순식간에 서너 곳이 붉게 부풀어 오릅니다. 특히 해저 무는 저녁에는 아주 극성입니다. 작은 아이는 아침에 수업에 가기 위해 잠시 밖에 나가 기다리다가 다리 4곳을 물렸습니다. 정말 모기가 극성입니다. 그런데 이곳 사람들은 모기에 잘 물리지 않는 모양입니다. 운동하는 곳에 콘도가 있는데 그곳 경비원들이 해저무는 저녁에 밖에서 한가로이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걸 보면 모기가 무섭지 않은 모양입니다. 신기한 일입니다.

 

오기 전 인터넷에서 바퀴발레가 많다고 들었는데 내가 사는 이곳에는 바퀴벌레가 보이지 않습니다. 바퀴벌레가 살만한 곳인데도 말입니다. 땅 위에 지은 3층 링크하우스이기 때문에 대지에서 올라오는 습기가 있고 벽도 허술하여 바퀴가 있을 듯한데 없는 걸 보면 모든 곳에 바퀴벌레가 살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다행이지요. 바퀴벌레는 정말 싫거든요. 대신 도마뱀이 삽니다. 오고 나서 다음날 아침 정말 놀랐습니다. 이상한 벌레가 달력 뒤로 숨는 것이었습니다. 꽤 커 보이는(바퀴나 개미에 비해서는) 뭔가가 후다닥 숨는 것이 뭔가 독을 지닌 벌레는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재빨리 살충제를 뿌렸지요. 조금 있다가 툭 떨어지는데 보니 손가락만 한 도마뱀이었습니다. 작은 아이가 곤충을 좋아해 도망가지 못하게 그릇으로 덮어 놓았지요. 녀석은 위기를 느꼈는지 꼬리를 잘랐더군요. 근데 보니 한 두 마리가 아니었습니다. 손톱만 한 놈에서부터 손가락 크기까지 여러 마리가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불을 끄는 밤에 돌아다니가 아침에 불을 켜자 미처 숨지 못한 것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한 마리가 벽을 타고 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곳 사람들은 도마뱀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나쁜 벌레들을 먹고 살기 때문이지요. 자세히 보면 상당히 귀엽습니다. 넓은 발바닥은 정말 귀엽지요. 꼭 아령이 붙어있는 것 같습니다. 동글동글한 발가락을 가지고 있거든요.

 

 

말레이시아 야생 원숭이를 만나다

야생 원숭이도 보았습니다. 산책길에서 입니다. 작은 아이가 "원숭이닷!"하고 소리쳐 보니, 꽤 큰 원숭이 한 마리가 산책로 도로가에 내려와 어슬렁거리고 있었습니다. 뭔가를 줍는 것 같았습니다. 녀석은 우리를 전혀 의식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도 원숭이에게 위협을 주지 않았고요. 매우 이런 관계를 형성해 온 것 같습니다. 아침에는 이 녀석들이 서로 부르는 소리가 시끄럽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지붕 위의 원숭이 3마리를 보았습니다. 먼저 놈보다 작은 종류의 원숭이였습니다.

 

꽃도 많습니다. 다 처음 보는 꽃들입니다. 집집마다 심은 나무에도 꽃이 피어있고, 산책로 주변의 풀에도 꽃이고 산의 나무에도 꽃입니다. 아마도 사시사철 그렇게 꽃이 피고 지나 봅니다. 아니 '사시사철'이 아니군요. 여긴 일시 일철이니까요. 꽃향기가 진한 것도 있어 그 옆을 지나갈 때는 기분이 좋습니다.

 

과일도 많습니다. 주택가에 심은 나무에 바나나가 달려 있고, 가로수의 야자나무에는 야자가 잘려 있습니다.(코코넛인지 야자인지 잘 모르겠군요). 두리안처럼 가시가 숭숭 난 과일도 있고 밤송이처럼 생긴 것도 있습니다. 익어서 빨간 것도 있고 막 나와 파란 것도 있는데, 익은 것은 지나가던 사람들이 따서 먹습니다. 아무도 뭐라 하거나 눈치를 주지 않더군요. 먹으면 또 나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처럼 한 철만 나는 게 아니니 먹은들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그 외에도 이름도 모르고 생전 처음 보는 과일들이 많이 달려 있습니다.

 

이곳은 과일값도 쌉니다. 오늘도 오렌지와 사과가 담긴 봉지를 사 왔는데 10여 개 든 것이 1.99링깃(약 6백 원)이었습니다. 좀 안 좋은 것이기는 했습니다. 팔다 남은 것을 모아 봉지로 만든 것이더군요. 약간은 상하기도 했고요. 그렇지 않다 해도 그다지 비싸지는 않습니다. 먹는 것은 다른 것에 싼 편이니까요. 몽키바나나도 한 송이 샀습니다. 20여 개 달린 것이 2.8링깃(약 8백여 원)이었습니다. 이건 맛있습니다. 그냥 바나나보다 달고 새콤합니다.

 

오늘도 늦게까지 살았습니다. 작은 아이 공부시키는 게 보통일이 아닙니다. 처음 한자를 쓰고, 처음 알파벳을 쓰고, 처음 말레이시아어를 쓰다 보니 녀석이 지루해합니다. 중국어와 말레이시아어는 나도 모르겠으니 가르치기고 힘듭니다. 발음이나 뜻을 알 수가 없습니다. 중국어는 한자를 가지고 대충 그 뜻을 짐작할 수 있지만 말레이시아어는 전혀 알 수가 없군요. 발음도 힘들고요. 녀석이 제일 좋아하는 것은 수학입니다. 중국어로 문제가 나오지만 문제만 보아도 뭘 물어보는지 알 수 있거든요. 게다가 한국에서 2학년을 다니던(더욱이 한국은 수학이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르죠) 녀석이니 일학년 수학이 얼마나 쉽겠습니까. 문제의 지시문은 읽지 않고 문제만 보고 술술 풀어갑니다. 하지만 다른 것만 펼쳐놓으면 몸을 배배 꼽니다. 괜히 연필도 갂고 물도 마시고, 마렵지 않은 오줌 누러 화장실 가고.... 그런 녀석을 앉혀놓고 가르치려니 나도 힘들고 안쓰럽기도 합니다.

 

2022년 12월 현재 말레이시아는

*바퀴벌레는 많습니다. 다만 우리가 지냈던 그 집의 주인이 바퀴벌레 약을 써서 없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생활하는데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약을 설치하는 등 꾸준히 관리하며 거의 없습니다. 원숭이는 곳곳에 많이 있습니다. 특이한 것은 지역마다 원숭이의 종류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사나운 원숭이도 있고 순한 것도 있습니다. 귀엽다고 먹을 것을 주면 떼로 달려들어 무섭기도 합니다. 

 

원숭이-사진
원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