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alaysia-life.tistory.com/googleda2e2cfdeffc91a7.html 말레이시아 이주기(사전답사 2007.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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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이주기(사전답사 2007.11.06)

진두-볼레리 2022. 11. 22. 22:54
지난 주 말레이시아를 갔다 왔습니다. 처음 간 곳이었고, 목적은 이주를 위한 사전 답사였습니다.
당초 가족들과 함께 가려고 했다가 혼자 다니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여 혼자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10월 말의 약간 쌀쌀한 공기를 안고 비행기를 탔던 저는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프르에 내리자마자 훅하고 끼쳐오는 뜨거운 바람과 그 안에 담긴 습기에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나서 금방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더위는 한국 오뉴월보다는 견디말한 것이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기온이 높기는 하지만 가는 곳곳마다 에어컨 시설이 있어 견딜만 했습니다. 더군다나 말레이시아의 11월 우기철이라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아 밤에는 약간 선선한 기운까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 이 글을 준비하면서 차비는 얼마고 밥값은 얼마, 옷이나 신발은 얼마인지 자세히 써 볼 작정이었으나 단 며칠 여행으로 그런 것들을 올리는 건 번잡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왜곡된 정보를 올릴 수도 있다는 판단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답사로 가 체험한 것들은 말레이시아의 극히 제한된 곳의 아주 일부였기 때문입니다.

1. 학교
제게는 중학생과 초등학생의 아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학교가 무엇보다 큰 관심사였습니다. 한국사람들이 주로 암팡이라는 지역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암팡에는 세계 여러 나라의 대사관이 모여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외국인이 많으니 그 자녀들이 다닐 수 있는 국제학교도 많겠지요. 국제학교를 따라 한국사람들도 많이 모였을 것이고, 그들을 위주로 한인타운이 형성되었을 것입니다. 이번 답사 과정에서 제가 본 학교는 총 4곳이었습니다. 

첫번 째 국제학교는 암팡에 있는 Fairview 국제학교. 이곳은 다소 산만했습니다. 학교가 파하는 시간이어서인지 분위기가 어수선했습니다. 아이들이 교내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무상 급식이 아니라 합니다. 수업료에 포함되어 있으나 돈을 주고 사먹으나 마찬가지이기는 하겠지만 좀 특이하기는 했습니다. 교실은 좀 낡았습니다. 컴퓨터도 오래된 것들이었구요. 하지만 시설이 낡았다 하여 교육까지 낡은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산만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상담을 하는 여직원의 무성의는 좀 불쾌한 경험이었습니다. 이 국제학교에는 한국학생들이 많다고 합니다. 한국학생들이 많은 이유는 영어를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특별반을 운영하기 때문입니다. 이 특별반에서 영어를 습득한 후 정규반으로 들어가니 다소 영어가 부족한 학생들이 입학할 수 있는 것입니다.(2022년 현재는 왕사마주로 옮겼습니다. 새 건물이고 시설도 좋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작은 아이는 이 학교를 졸업했습니다.)

두번 째로 간 곳은 암팡에서 조금 떨어진 쳄버라 국제학교입니다. 시설 엄청나게 좋았습니다. 들어가는 입구는 약간 빈민가 갔았는데 얕은 언덕을 오르자 시야에 들어온 학교 건물이 눈 안 가득하게 들어왔습니다. 아래 쪽으로 파란 잔디가 깔린 학교 운동장이 있었습니다. 축구, 농구, 필드하키 등을 할 수 있는 운동장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건물도 새 건물이고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상담하는 여직원이 곧 학생들에게 노트북이 지급되어(물론 학부모 주머니에서 나오는 거지만) 교과서 없는 학교가 될 것이라고 자랑하였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별로 내키지 않는 학교였습니다. 우열반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우열반이 있어서 우등반에는 전폭적인 지원을, 열반에는 그저그런 교육을 시킨다는 소리를 들으니 그 비교육적인 교육이념에 정이 가지 않는 것입니다.

세번째는 무띠아라 국제학교입니다. 암팡에 있는 이 학교는 유치원에서 11학년(참, 국제학교는 대부분이 이렇게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과정까지인 11학년이 한 학교에서 이루어집니다.)까지 8백여 명의 학생이 있다고 합니다. 위에 말한 학교의 학생들이 대부분 1천 5백 명 가량이었는데, 그에 비하면 작은 규모의 학교입니다. 건물은 오래되고 시설은 낡았습니다. 하지만 교실은 매우 정돈되어 있었고 수업을 듣는 학생이나 선생님 모두 진지하고 밝은 표정이었습니다. 복도에서 만난 학생들의 표정도 밝았구요. 상담은 인도계 여직원이 해주었는데 다른 어느 곳보다도 친절했습니다. 한마디로 제일 맘에 드는 학교였습니다. 하지만 이 학교는 테스트를 하여 통과하여야만 입학이 가능합니다. 학년을 낮추어 들어갈 수도 없습니다. 테스트는 영어, 과학, 수학입니다. 문제는 당연히 영어로 나오고 영어로 답해야 합니다. 70점이 넘어야만 합격인데 결코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니 학생들의 수준도 높고 면학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네번 째로 간 곳은 세이폴 국제학교였습니다. 쿠알라룸프르 시내에 위치한 이 학교에도 한국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이곳에서도 테스트를 보는데 같은 과목을 60점 이상이면 합격이었습니다. 합격이 안되면 영어반에 들어가 일정기간 수료하면 정규반으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한국학생들이 많은 거였습니다. 학교의 분위기는 산만했습니다. 처음의 교실이 부족하니 임시방편으로 세운 건물들이 군 막사를 연상시켰습니다. 그래서 학교의 교실배치가 어수선했습니다.

4개의 국제학교를 간략히 스케치해보았습니다. 말레이시아 내 100여 개의 국제학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모든 곳을 다 다닐 수는 없고, 또 다 다닐 필요도 없을 것 같았습니다. 적당한 학교 몇 군데 보고 가장 맘에 드는 학교를 선택한 후 입학을 준비하는 게 현명한 판단이라는 생각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기간이었습니다. 무띠아라 국제학교의 경우 3과목을 70점이상 받아야 하는데 입학시기가 있어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4월과 9월이 입학 기간인데, 9월은 학기가 거의 끝났다고 합니다. 남은 것은 4월인데 테스트를 보려면 준비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저처럼 자녀를 둔 분들이 이주를 생각하신다면, 아니면 아이들 학교만을 목적으로 가시려 하는 분들은 더우기 학기를 계산하여 사전 준비를 하시는 게 시간을 버는 방법이라는 걸 알려드립니다.

중구난방으로 올려보았습니다. 도움이 되신다면 초등학생이 들어가야할 공립학교에 대해서, 또 주택과 생활에 대해서 느낀점을 올려보겠습니다.
 
*2022년에 다시 읽어보니 오류와 편견이 많습니다. 특히 국제학교를 평가함에 있어 처음 가 본 느낌을 적다보니 겉모습만 보고 평가를 하였던 것입니다. 페어비우나 세이폴은 최고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객관적으로 평가하기도 어려운 문제이고), 졸업 후 좋은 대학 진로를 찾아간 학생이 많은 학교입니다. 국제학교에 관심 있으시다면 더 자세한 정보를 파악해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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