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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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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이주기(국제학교 2007.11.08)

진두-볼레리 2022. 11. 23. 21:47

말레이시아 국제학교

말레이시아에 있는 국제학교를 둘러본 느낌은(저는 다른 나라의 국제학교는 가 본 적이 없어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좋다'라는 것이었습니다. 100점만점에 80점 정도라고 할까요. 한 교실에 25~30명 정도의 학생이라 숫자도 많지 않았고, 학생들의 표정도 밝았기 때문입니다. 학교 폭력도 많지 않다는 것도 좋은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영국식 교육(미국식 교육의 국제학교도 있는데 학비가 비싸 아예 고려조차 하지 않았습니다.)으로 우리나라보다는 좀 자유로운 수업 분위기 처럼 보였습니다.(보였다고 하는 것은 제가 너무나 짧은 기간이라서 정확히 판단할 수 없고 다만 느낌이 그랬다는 것입니다.)

단점은 한국인 학생이 너무 많지 않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곳은 40%나 된다니 절반 가까운 학생들이 한국인이라면 한국 학교와 다를 게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거죠.

학비는 연 4~6백만 원(2007년 기준) 가량 된다고 하였습니다. 국제학교 학비로서는 적게 드는 편이라고 합니다.
돌아올 때 영어, 과학, 수학책을 사가지고 왔는데, 수학문제를 본 우리 아이가 이미 5~6학년 때
배운 것들이 많다고 하더군요. 문제의 수준은 높지 않은데 그걸 영어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둘 째가 다닐 학교는 앞서 말한 국제학교를 보내도 되고 말레이시아의 공립학교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다만 비자문제가 해결되어야 합니다.

공립학교는 말레이계와 중국계가 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말레이시아는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 그리고 소수 민족들로 이루어진 다민족 국가입니다.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말레이계 다음으로 중국 사람들이 많기에 중국계 공립학교가 따로 있습니다. 제가 만난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중국계 공립학교를 보내라고 하더군요. 중국계 공립학교가 공부를 많이 시키고 특히 중국어를 배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입니다. 거기에도 말레이어까지 배울 수 있으니 영어, 중국어, 말레이어 3개 국어를 동시 배울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중국계 공립학교는 공부를 아주 많이 시킨답니다. 숙제를 많이 내고 수업 후에도 과외를 권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초등학교에서는 등수를 매기지 않습니다만 이곳에서는 1등부터 꼴찌까지 등수가 주어지기 때문에 아이들의 경쟁심도 치열합니다. 그리고 그 등수에 의해 아이들의 서열이 메겨진다고 하니 좀 씁쓸하기는 합니다.

중국계공립학교에서는 체벌이 있습니다. 말을 안듣거나 말썽을 피우거나 숙제를 안해오면 회초리로 때린다고 합니다. 체벌은 좀 맘에 들지 않지만 그 체벌이 비인격적인 것만 아니면 그렇게 나쁠 것도 없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사실 우리가 자랄 때의 매라는 것은 많은 부분 감정적, 비인격적인 것이어서 문제였지 그 매가 정당한 것이라면 교육상 크게 문제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다행히 체벌은 심하지만 비인격적, 비상식적이지는 않다고 합니다.

공립학교이니 학비는 많이 들지 않습니다. 제가 가 본 공립학교는 KL 시내에 있었는데 한 교실에 30명 가량의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에어컨이 없이 문을 열고 수업을 하고 있었는데 에어컨이 없는 것은 교육차원이나 아이들 건강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에어컨이 없는 곳이 없는 말레이시아에서 교실에 에어컨을 안 단 것은 분명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공립학교를 마치면 중학교를 가야 하는데 경쟁이 심하다고 합니다. 열심히 공부해야 원하는 중학교에 간다고 하더군요. 한국 학생의 경우 시험을 치뤄 중학교에 가도 되고 국제학교로 옮겨도 된다 합니다. 어느 쪽이는 좋을 듯 한데, 여건에 맞춰 선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 그리고 공립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영어, 중국어, 말레이어 테스트를 거쳐야 합니다. 초등 학생인 우리아이가 몇 달 공부해서 그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영어 교육에 대한 생각


이상으로 학교에 대해 제가 보고 느낀점을 올렸습니다. 사실 5일간의 짧은 여행에서 제가 본 것은 극히 단편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잘못된 정보가 있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이번 여행에서 교육과 관련하여 느낀 것은, 우리나라의 지나친 외국어 열풍이 아닐까 하는 거였습니다. 저도 아이들이 학교에서 영어와 중국어를 배울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끼고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외국어 열풍의 문제점은, 아이들이 외국어만 배우면 모든 게 해결되는 걸로 생각하는 게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외국어는 단지 수단(또는 기술)일 뿐이지 그 자체가 경쟁력이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정말 유능한 사람이라면 외국어가 필요할 때 그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을 고용하면 될 것입니다. 물론 외국어를 앎으로 해서 남들과 다른 경쟁력을 지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은 많은 부분에서 같은 능력을 갖추었다는 전제하에 외국어 능력을 추가하였을 때의 일일 것입니다.

외국어 능력보다 우선 중요한 것은 창의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다양한 사고를 지녀 남보다 창의성이 큰 사람이 진정한 경쟁력을 지닌 것이라 생각하며, 외국어는 그런 차원에서, 즉 다양한 문화를 접해 창의성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되는 수단으로 배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외국어를 배워야 할 시간에 우리글로 되었든 영어로 되었든 책을 읽는게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면 더 좋은 공부라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남들은 도저히 생각해내지 못하는 아이디어를 쏟아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이를 영어든 일어든 중국어든 번역하거나 통역하는 건 단지 비용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외국어만을 목적으로 공부시키는 것은 아이들에게 목공이나 염색처럼 단지 기술을 가르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2022년 11월 현재 말레이시아는

 

*2022년 11월, 이글을 옮기면서, 그 때 주제 넘은 이야기를 많이 했다는 부끄러움이 밀려옵니다. 영어는 중요합니다. 영어를 단순한 기능에 비유한 것은 잘못입니다. 언어는 수단이나 기술 이상이라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AI나 번역기가 발달하여 외국어를 익혀야 할 필요성은 줄어들지만, 그것으로 해결할 수 없는, 하기에는 불편한 경우가 많지요. 영어 또는 외국어, 배울 수 있다면 배우는 것이 좋습니다. 

 

말레이시아에-있는-국제학교-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