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alaysia-life.tistory.com/googleda2e2cfdeffc91a7.html 말레이시아 이주기(마약 그리고 사형 2007.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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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이주기(마약 그리고 사형 2007.12.08)

진두-볼레리 2022. 12. 16. 10:11

말레이시아와 마약, 그리고 사형제도

신문기사-스크랩

 

말레이시아에도 여러  개의 신문이 있지만 영자 신문은 'star'와 'strait times'가 있습니다. 더 있을 수도 있는데 내가 본 것은 이 두 가지입니다. 그 외 중국어와 말레이시아어로 나오는 신문이 많습니다. 그중에서 내가 보는 건 star 지입니다. 본다고 해서 다 이해가 가는 건 아닙니다. 제목만 읽고 그중 관심 가는 것을 읽습니다. 독해하려면 사전을 들고 일일이 찾아가며 보아야 합니다. 그래도 신문을 주에 2번 정도는 사서 읽습니다. 신문 무척 두껍습니다. 국내, 수도, 국제, 연예, 스포츠 등 섹션으로 나뉘었는데 70여 쪽이나 됩니다. 그래도 신문을 읽는 것이 이 사회를 빨리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회를 알고 경제의 흐름을 알아야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죠. 

 오늘 신문을 보다가 흥미로운 기사를 보았습니다. 말레이시아 여학생이 중국 여행을 하다가 가방에서 헤로인(마약)이 발견되어 고등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그녀의 아버지가 중국으로 가려고 하는데  'PAS'와 'Umno'라는 정치 단체에서 그 경비와 변호사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입니다. 기사의 내용으로 보아서는 라짐이라는 말레이시아 여학생이 마약 범죄와 관련된 게 아니라 단순히 심부름을 하다가 체포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양이 상당히 많습니다. 무려 3 킬로그램에 가깝습니다. 돈으로 얼마나 되는지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마약을 소지했다 걸리면 무조건 사형입니다. 마약에 관해서는 매우 엄한 나라입니다. 이웃해 있는 싱가포르도 마찬가지이지요. 오늘 우즈베키스탄의 바크다하르와 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의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우리가 마약에 관대한 것처럼 생각되더군요. 

 

몇 년 전에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싱가포르이었지요. 호주의 여대생이 배낭여행을 하는데 범죄조직에서 이 여학생을 이용한 것입니다. 물건을 어디까지 배달해 주면 얼마를 주겠다고 했겠지요. 배낭여행을 하는 학생이니 뭐 어렵겠냐 싶었겠고, 그렇게 가방에 넣어서 들어가다가 공항에서 걸린 것입니다. 호주 사회는 발칵 뒤집혔지요. 호주 수상이 직접 싱가포르로 날아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수상이 도착하기도 전에 처형해버렸습니다. 호주는 외교적으로 항의했지만 싱가포르는 눈도 깜짝하지 않았습니다. 싱가포르로서는 자기네 나라 법대로 처리한 것이었고, 호주가 이에 대해 조치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지요. 

 

사형당한 여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참 세상이 원망스러울 것입니다. 그 부모와 친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고요. 하지만 싱가포르의 입장에서 보면 그게 싱가포르가 있게 만든 힘일지도 모릅니다. 원칙을 세워놓고 어떤 경우에도 그 원칙을 어기지 않는 것이지요. '마약을 소지하면 무조건 사형이다'라고 원칙을 세워놓고는 그 마약을 어떤 이유로 소지했는지는 묻지 않는 것이지요. 그걸 묻기 시작하면 경우의 수가 매우 많아진다는 것, 그렇게 되면 진짜 범죄자들이 그런 경우의 수를 만들어 낼 것이고 그러면 사회를 온전히 지킬 수 없다는 원칙이었겠지요. 참 무서운 겁니다.

 

말레이시아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약에 관한 한 매우 엄격합니다. 그래서 그 아래 기사에 나옵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 사건에 대해 간섭하지 않겠다고요. 다만 중국 법정이 공정하게 처리할 것을 믿는다고 하는군요. 호주가 수상까지 나서서 싱가포르에 압력을 행사하려고 했던 것과는 다르죠. 이것은 문화의 차이입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이 사건이 무척 억울한 케이스라는 걸 안다 해도 관여하지 않겠다는 건, 자신들도 외국인이 자국에 마약을 소지하고 들어왔을 때는 어떤 경우라 해도 사형을 집행하겠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2022년 12월 현재 말레이시아는

*이후 살면서 보니 마약은 상당히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KL에서 서너 달 후 Kuantan이라는 지방으로 이사를 가 살게 되었는데, 집 안 골목에 약 거래 장소였습니다. 오토바이를 탄 사람이 수시로 드나들면서 뭔가를 건네주는 걸 보았습니다. 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 아이를 안은 애기 엄마, 나이 지긋한 사람들까지 약은 넓게 퍼져 있었습니다. 이후 식당을 열었었는데, 직원 중 한 명은 월급만 타면 3~4일 결근을 하였습니다. 다른 직원들이 말해주기를, 어떤 약이 있는데, 그 약을 먹으면 겨울잠을 자는 곰처럼 며칠간 잠만 자게 된다고 합니다. 강력한 형사처벌 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