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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이주기(말레이시아는 안전한가? 2007.12.15)

진두-볼레리 2022. 12. 17. 22:11

말레이시아는 안전한가?

미친 듯이 퍼붓던 비가 그쳤습니다. 지금은 언제 비가 왔냐는 듯이 맑은 하늘에 풀벌레 소리 요란합니다. 오전에는 해가 뜨겁게 내리쬐어 비 그림자도 비치지 않던 날씨였습니다. 이렇게 하루에도 몇 번씩 변덕을 부립니다. 비가 한 번 내리고 나면 뜨거웠던 열기가 싹 씻겨 내려가 좋기는 합니다. 거리에서 비를 만나면 난감하지만, 집에서 보는 비는 즐겁습니다. 

 

어제의 경험은 나뿐 아니라 읽는 분들에게도 언짢은 분위기가 되었나 봅니다. 오늘 그에게 전화를 걸어주었습니다. 비록 그가 내게 도움을 주지는 못했지만 인연의 끈은 놓지 않았습니다. 사실 내게 손해를 끼친 건 없습니다. 보여준 집이 맘에 들지 않았을 뿐이고 돈은 달라고 했지 강제로 뺏은 건 아니었죠. 내가 준 것이지요. 전화하여 다른 곳에 집이 구해져 더 이상 집 보러 다니지 않아도 된다고, 다음에 당신의 도움이 필요할 때 연락하겠다고 했습니다. 좋은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언젠가는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말레이시아의 범죄

*날치기나, 좀도둑, 사기, 폭리...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떤 분은 말레이시아 이주를 생각하고 있다가 심각하게 재검토를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나 역시 양지만 보고 이곳에 왔었으니까요.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기 마련인데 그것을 일부러 외면 외면했던 것입니다.  

 

나는 이곳에 살기 시작한 지 채 한 달이 안 되었지만 이 기간은 내가 가진 환상을 깨져가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진행 중이기도 합니다. 그날, 그 밤에 그 택시기사를 기다리던 시간은 매우 두려운 경험이었습니다. 상황이 그랬던 것도, 내게 어떤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니었지만 이런 사회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나, 하는 막막함이 밀려왔습니다. 나 혼자 사는 게 아니고 우리 아이들이 이런 곳에서 자라고 이들처럼 살아야 한다는 건 내가 생각지 않았고 바라지 않았던 일이지요.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후회가 들었습니다. 

 

위험 있는 곳에 기회가 있다.

하지만 나는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바로 그렇게 때문에 말레이시아는 아직 내게 기회가 있다고 말입니다. 일본과 그리스를 가 본 적 있는데, 그곳은 여기 말레이시아보다 훨씬 안정된 나라였습니다. 치안과 교통, 환경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내가 자리를 잡을 곳은 없어 보였습니다. 모두 정돈되어 있으니 내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 것이지요. 날치기를 당할 염려가 있고, 좀도둑한테 빼앗길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어도, 또 어제와 같은 일을 만날 경우가 있어도 그건 내게 기회의 이면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2022년 12월 현재 말레이시아는

*말레이시아로 오기로 했을 때, 나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래 고민을 하지 않은 것이지요. 만약 내가 이런저런 정보를 얻고, 더 많이 고민하고, 고려하였다면, 결코 말레이시아에 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것들이 눈에 보이는데, 공포가 엄습하는데, 사표를 내고 짐을 싸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양면을 지니는데, 그렇게 때문에 이곳에 와 고생을 한 것이고, 그렇게 때문에 결정을 내려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말레이시에 온 후 가장 많은 들은 질문이 '후회 하지 않는가?'였습니다. 공무원을 그만두고 왔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습니다. 후회, 많이 했습니다. 가슴을 치며 후회하기도 했지요. 후회하지 않았다면 거짓입니다. 그럼에도 최종적으로 후회하는가,라고 질문한다면,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만약, 오지 않았다면 후회하지 않았을까요? 그것을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선택은 하나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기회비용'이라 합니다. 다른 것을 선택하기 위해 포기해야만 하는 것. 나는 말레이시아 15년 생활로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돈만 벌지 못했습니다. 돈은 이제부터 벌면 됩니다. 하지만 시간과 경험은 되돌릴 수 없기에 나의 결정에 후회가 없는 것입니다. 

 

말레이시아의-저녁노을
말레이시아의-저녁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