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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이주기(도둑과 사기꾼을 조심하라? 2007.12.30)

진두-볼레리 2022. 12. 19. 22:23

말레이시아로 이민을 간다는 것은

 

오늘 새로 이사할 집에 가 보았습니다. 이사는 내년 초에 하기로 하였습니다. 집은 암팡 지역에 있는 콘도미니엄을 구했습니다. 다른 지역의 보다 싼 곳을 찾아보았지만 가구가 전혀 없는 곳이 대부분이었고, 주방용품과 천장에 달린 선풍기(팬이라고 하는데 여기서는 매우 유용합니다. 우리가 쓰는 선풍기보다 훨씬 바람이 좋습니다)와 방충망이 없어 그 비용까지 고려하면 싼 것도 아니라 생각되습니다. 그래서 암팡에 있는 월 1,500원의 콘도를 구해놓았습니다. 말레이시아에 이민(이주) 와 처음 계약하는 집입니다. 

*이민과 이주의 차이는 영주권의 유무라고 합니다. 말레이시아는 영주권 제도가 없습니다. 비자로 체류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주'라고 한다고 합니다.

 

말레이시아-시내-모습

 

이사할 집주인을 만나다

 

새로 구한 콘도미니엄에 가 보니 집주인이 가구를 고치고 있었습니다.  그는 태권도 사범으로 30년 전에 말레이시아에 온 말레이시아 이민 1 세대라고 합니다. 큰 키와 굵은 목소리가 사람을 압도하는 힘이 있는 아저씨였습니다. 그 분의 첫마디는 '사기꾼 조심해!'였습니다. 한국인들을 조심하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많은 한국인들이 또 다른 한국인을 '등쳐먹는다'라고 하더군요. 이 말은 벌써 백 번째 듣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만나는 한국사 람마다 사기꾼 조심하라고 하더군요. 말레이시아에서는 누가 사기꾼이고 누가 사기를 당하는 사람인지 구분도 없이  사기꾼이 사기꾼을 등쳐먹는 곳이라고 말합니다.

 

결국 말레이시아는, 현지인들은 모두 도둑이고, 한인들은 모두 사기꾼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누가 도둑이고 누가 사기꾼인지 알 수가 없으니 모두가 잠재적인 도둑과 사기꾼이 되는 것이죠. 이래서야 어디 맘 편히 살 수 있을까 싶습니다. 거리를 다닐 때는 날치기 걱정, 집을 비울 때는 도둑 걱정, 차를 주차해 놓으면 차 도둑 걱정을 해야 하고 한국인을 만날 때는 이 사람이 혹 사기꾼이 아닌지 걱정해야 하는 사회라는 거지요.

 

말레이시아-주택

 

한국에서는 평생 도둑 걱정을 해보지 않고 살았습니다. 문을 열어 놓고 살면서도 걱정이 없었지요. 도둑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훔쳐갈 수 있지만 그럴 염려 없었습니다. 사실 털어갈 물건이 없다고 생각되어 걱정하지 않았고, 날치기당할 정도의 귀중품을 들고 다닐 일이 없었으니까요. 또 사기꾼 걱정도 없이 살았습니다. 내가 무언인가에 욕심을 내지 않으면 사기당할 일 없다고 생각하면서 살았죠. 한마디로 잃어버리게 없는 삶을 산 것입니다. 그런데 말레이시아에서의 생활은 모든 걸 우려하게 만드는군요.

 

사기꾼과 도둑

 

한국인들 중 사기꾼이 많은 건 사실인 모양입니다. 그러니 만나는 사람마다 사기꾼 조심하라고 하겠지요. 나처럼 이주 초기는 사기당할 위험이 아주 많은 모양입니다. 가진 돈이 있고, 이 사회를 잘 모르고, 무엇이 진짜인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서류 한 장을 보아도 그게 진짜인지 아닌 지 알기도 어렵지요. 전부 영어이고 또 이 나라에서는 어떤 형식으로, 어떤 절차로 이루어지는지 전혀 모르니 상대가 제시하는 걸 믿는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그러하니 사기를 치려고만 하면 어리숙하게 당하고 말겠지요.

 

나는 그 한국인들이 처음부터 사기꾼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사기를 치기 위해 이곳까지 일부러 날아온 사기꾼은 많지 않을 테니까요. 아마도 그 사람들도 처음에는 나처럼 이주를 꿈꾸고 왔을 것입니다. 그런데 살다 보니 생각처럼 안 되고 가진 것 까먹고 나면 오갈 데가 없어지겠지요. 사기인 듯 아닌 듯 그런 일들을 벌이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듣기에 이런 한국인들의 사기는 이곳만 그런 게 아닌 것 같습니다. 미국이나 캐나다나 호주나 대부분의 사회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대상들은 바로 같은 한국인이라고 하더군요. 아마도 대부분 위와 같은 이유로 사기꾼이 된 것일 겁니다. 

 

 

2022년 12월 현재 말레이시아는

*위 사진들은 오늘 찍은 것입니다. 그리고 본문과 관계없는 사진들입니다. 다만 말레이시아에 와 보지 않으신 분들은 사진으로나마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올렸습니다. 글이 작성된 2007년이나 지금이나 모습에는 변함이 거의 없습니다. 

*도둑과 사기꾼 걱정으로 가득했던 2007년이었군요. 하지만 살아보니 그리 걱정할 정도는 아닙니다. 처음에는 사기꾼 조심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이미 계획을 가지고 왔다면 별 문제 되지 않을 것입니다. 도둑도 생각처럼 많지 않습니다. 조금 조심해서 살면 별 일 없이 살 수 있습니다. 

*그래도 늘 조심은 해야 합니다. 날치기도 있고, 도둑도 꽤 설칩니다. 한국에서 보다는 더 긴장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