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alaysia-life.tistory.com/googleda2e2cfdeffc91a7.html 말레이시아 이주기(정든 것과의 이별 2007.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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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이주기(정든 것과의 이별 2007.11.15)

진두-볼레리 2022. 12. 14. 23:39

 

비행기표를 끊었다. 돌아 올 기약이 없어 편도로 끊었다가 비자 없는 상태에서 편도로 들어가면 잘못되면 입국 거부되어 되돌아와야 할지도 모른다는 여행사의 강한 우려에 결국 취소하고 왕복으로 끊었다. 말레이시아 관광비자로 3개월까지는 체류가 가능하여 3개월 뒤에 돌아오는 걸로 끊었는데, 비자가 그 뒤에 나오면 다시 왔다가 들어가야 할지도 모른다. 'MM2H(마이세컨홈)' 비자가 2~3개월이 걸린다니 그 안에 나오기는 하겠지만...다소 걱정이 된다.

 

이것저것 정리하려니 걸리는 게 참 많다. 못 보고 가는 사람들에 대한 아쉬움이나 친지들에게 대한 죄송함, 주변 분들에 대한 미안함... 나중에 알았을 때 무척이나 서운 해 할 것인데 다 찾아 뵐 시간이 없다. 사람뿐 아니라 통장 정리, 보험, 펀드, 자동이체 등 살면서 불편함이나 신경 쓰지 않고 살아도 되었던 것들을 처리하여야 한다. 보험은 그동안 들었던 게 아까워 해약을 못하고 통장에 잔고를 넉넉히 넣어 둔 상태로 자동이체시켜놓았다. 신문이나 비데 임대료처럼 더 이상 필요치 않은 것은 해지하고, 전화요금처럼 얼마가 나올지 모르는 것들은 그냥 두었다. 해지하면 더 이상 청구되지 않을 터이니.

 

뭐니 뭐니 해도 사람과의 이별이 가장 어렵다. 헤어짐의 아쉬움이나 슬픔도 있지만 떠나는 절차도 중요하다. 어떤 이는 직접 듣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통하여 알게 되었다고 서운해하고, 어떤 이는 자기를 두고 떠난다고 삐쳤다. 가기 전 밥 한 번 같이 먹자고 하는데 시간이 안되어 못 만나니 서운해하고, 할 일이 남았는데 간다고 화낸다. 슬퍼하고 아쉬워하고 서러워하고 기뻐한다. 떠남으로 나는 지나 온 삶이 평가되었다. 좋은 점수는 아니다. 낙제는 면했지만 장학금은 턱도 없다. 이제 새로 시작하는 말레이시아에서의 삶은 좋은 점수를 얻도록 노력하여야겠다.

 

비행기에서-내려다-본-하늘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