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보는 사자춤
중국계 말레이시아인들에게 설은 최대의 명절입니다. 보통 일주일 가까이 휴가를 즐긴답니다. 올해 공휴일은 토요일과 일요일을 합쳐 4일이었지만 많은 중국사람들은 설 전날서부터 월요일까지 휴가를 다녀왔다고 합니다.
쿠안탄에서는 파트너의 친척집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설 전날에는 파트너 부모님의 집을 방문하여 그의 형제와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함께 먹었습니다. 형제들이 모두 모이고, 그 자녀들까지 모이니 대가족이었습니다. 사람이 많아 같은 식탁에서 다 앉아 시차를 두고 나눠서 먹었는데, 이곳에서도 남자는 남자들끼리, 여자는 여자들끼리 밥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요리를 하고 상을 차리고 할 때에는 남자들도 적극 나서서 함께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식사는 밥과 함께 요리 몇 가지를 곁들였습니다. 해물류와 닭고기, 그리고 야채가 기본인데, 특이한 것은 각 요리마다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입니다. 색깔이나 모양, 또는 발음으로 각종 의미를 만들면서 일 년의 복을 빌었습니다.
긴장을 하고 밥을 먹어 맛을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사업 파트너의 형제들과 그 성인 자녀들과 함께 밥을 먹었는데 모두 영어로 의사소통을 했습니다. 모두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했습니다. 가끔 그들이 내게 던지는 질문을 알아듣기 어려웠습니다. 또 대답을 하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하였습니다. 긴장을 했더니 말은 더욱 꼬이고, 음식은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집 안에 들어가니 이미 많은 손님들이 와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TV를 보기도 하고 식탁에 앉아 먹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음식은 국수와 과자, 과일, 그리고 음료가 있었는데 집주인이 손님들에게 일일이 차려주는 게 아니라 놓인 음식을 먹고 싶을 때 덜어먹는 것이었습니다. 우리처럼 손님이 올 때마다 상을 보는 것보다 좋은 풍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탁에 놓여진 음식입니다. 이것은 과일과 과자류이고 국수는 다른 테이블에 있었습니다. 음료는 차이나티와 진토닉, 양주, 맥주 등이 있었는데, 낮이라서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 간 파트너의 친구 집에서는 매우 많은 술을 마셨습니다. 주로 포도주와 맥주를 마셨고 나중에는 양주를 마셨습니다. 술이 약한 나는 중간에 왔지만 그들은 새벽 3시까지 마셨다고 합니다.
아래 사진은 다음 날 파트너의 친구 집에서 열린 '오픈하우스'입니다. 설이나 하리라야(말레이계 명절)에는 이렇게 간단한 음식을 차려 사람들을 초대합니다. 점심때 갔었는데 많은 손님들이 와 있었습니다. 손님은 중국인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인도계 사람들도 가끔 보였습니다. 하지만 말레이계 사람은 없습니다. '할랄(Halal)'이라는 무슬림 문화 때문입니다.
뒤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중국계 젊은이들입니다. 한껏 모양을 내고 앉아 있습니다.
사진 왼쪽이 사업 파트너입니다. 가운데 아내가 있고 뒤에 딸, 당시 13살, 그리고 앞 오른쪽에 아들이 뭔가를 먹고 있습니다.
*'할랄(Halal)'은 무슬림들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규칙입니다. 이것은 단지 돼지고기만을 터부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술, 마약, 알코올 성분이 들어간 것도 논할랄(Non Halal)이라 먹지도 만지지도 못합니다. 뿐만 나니라 뱀이나 쥐, 벌레 등 혐오 식품도 논할랄에 속합니다. 고기라 해도 할랄 규정을 지켜 도살하지 않은 것 역시 논할랄입니다. 자격 있는 무슬림이 기도를 하고 최대한 고통 없이 도축한 것만이 할랄이 될 수 있습니다. 할랄은 단지 종류만이 아니라 위생도 포함됩니다. 위의 조건이 갖추어져도 더럽다면 그것 역시 논할랄이 됩니다. 따라서 말레이시아에서 할랄 인증을 받았다는 것은 종교적으로 위생적으로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증명이 되겠습니다.
*도박과 이자도 논할랄에 속합니다. 하지만 이제 이자는 거부할 수 없는 시스템이 되었습니다. 말레이시아 내 모든 은행들은 '이자'를 취급합니다. 아마도 사적인 이자를 규제할 것 같습니다. 도박도 논할랄이지만 이것 역시 느슨합니다. 말레이시아 지방에 가면 새를 많이 키우는데, 이것이 도박용 새입니다. 새 싸움에 사용되는 것이지요. 그 외 로또라든가 하여 사행성을 가진 산업이 다른 나라와 다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