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맞아 친구와 함께 집으로 온 딸
벗님이와 한국에서 혼자 말레이시아로 와 공부하고 있는 희*이(국제학교 친구)가 어제저녁 9시 쿠안탄(Kuantan)에 도착했습니다. 방학을 맞아 집에 온 것입니다. 평소 7시간 정도 걸렸는데 어제는 9시간 걸려 버스가 도착했습니다. 아내와 나, 작은 아이 셋이서 꼬박 3 시간을 기다려서야 힘들게 아이들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벗님이는 키가 좀 더 컸습니다. 뚱뚱해졌을 거란 우려와 달리 키가 크느라 살은 오히려 약간 빠졌습니다. 희*이는 여전히 작고 귀여운 모습으로 활짝 웃으면서 터미널을 빠져나왔습니다. 아내와 나는 아이들을 가방을 받아 들고 차에 올랐습니다.
벗님이는 학교공부가 재밌다 하는데, 희*이는 좀 그저 그렇다고 합니다. 벗님이에게 국제학교는 처음이고 희*이는 뉴질랜드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어서 비교가 되는 모양입니다. 학업 수준을 물어보니 뉴질랜드 보다는 영어와 수학이 좀 쉽다고 합니다. 그 외 과목은 비교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른 것들은 그런대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동료 학생들은 대부분 착하다고 합니다. 일부 남학생 중 담배를 피우는 아이들이 있지만 그것만 가지고 아이들의 성향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대체적으로 학생들의 성향이 온순한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학생들의 성향이 아니라 이곳 말레이시아나 인근의 나라 사람들이 온순한 것 같습니다.
식사는 그리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라 합니다. 매일 닭고기만 나와서 질리는 모양입니다. 반찬도 두세 가지만 나오는데 그 종류도 많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이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말레이시아 사람들의 일반적인 식사 습관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말레이시아 식당에 가면은 플라스틱 접시에 맨밥을 퍼 줍니다. 그리고 그 위에 자기가 두세 가지의 반찬을 올려놓고 손으로 집어 먹는데, 대부분 반찬의 수가 두세 가지에 그칩니다. 양은 많지만 종류가 많지 않은 게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먹는 식사입니다. 하물며 학교의 단체 급식은, 게다가 학비도 비싸지 않은 곳에서의 식사이니 많은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아무튼 벗님이는 집에 오자마자 제일 먼저 김치부터 찾았습니다. 아내는 어제저녁에 김치와 생선튀김, 멸치조림, 제육볶음, 김치찌개를 끓여서 아이들과 함께 배불리 먹었습니다.
시험을 잘 보았느냐 물어보았더니 둘 다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내 생각에는 문제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게 아닌가 합니다. 아직 영어로 된 문장을 술술 읽어나가기에는 부족함이 있을 것입니다. 때문에 이번 첫 번의 시험에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큰 문제없이 잘 적응해 나가고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고맙습니다. 성적은 열심히 하면 오를 수 있지만 적응은 '열심히'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적응하고 나면 성적을 올리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영어로 말하기 듣기는 잘 되냐고 물었더니 듣는 건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합니다. 말하는 것도 어느 정도 된다고 하는군요. 아직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매일 영어로 듣고 영어로 말하고, 영어로 써야 하니 영어실력이 느는 건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문제는 영어 실력이 아니라 영어로 표현되는 생각, 사고인 것이지요.
방학은 2주간입니다. 원칙적으로는 월요일부터 시작입니다. 6월 8일(일요일) 수업 시작이니 금요일 저녁에는 도착하여야 할 것입니다.
오늘은 저녁을 먹고 한결이와 벗님이, 희*이 셋이서 수영을 했습니다. 저녁을 먹고 수영을 시작해 9시가 다 되어서 돌아왔으니 2시간 가까이 수영을 한 것입니다. 수영을 좋아하는 벗님이는 오랜만에 수영을 한 것이고, 희*이는 말레이시아에 와 처음 수영하는 것일 겁니다. 누구보다 좋아한 것은 한결이입니다. 오랜만에 만난 누나들로 기분이 좋아 목소리의 톤이 한층 올라가 있습니다.
이번주는 쉬고 다음 주부터는 도넛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시킬 것입니다. 돈 벌기가 힘들다는 걸 이제 체험하게 될 겁니다.
말레이시아 이주기(소피아 국제학교 2008.03.08)
와디 소피아 국제학교를 가다 호텔에서 나와 전날 만났던 택시기사 C.D를 불렀습니다. 씨디는 10여 분 만에 그의 낡은 차를 끌고 왔습니다. 그의 차를 타고 가는 동안 코타바루의 치안이 어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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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현재
*딸은 얼마 안 가 코타바루(Kota Bahru) 소피아 국제학교에서 쿠안탄(Kuantan) 국제학교로 옮겼고 희*이는 계속 다녀 졸업을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딸이 학교를 옮긴 이유는 싸움 때문이었는데, 에어컨이 없는 교실과 기숙사로 인하여 더위와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크고 작은 마찰이 있었지요. 이후 쿠안탄으로 옮겼고 잘 커주었습니다.
*소피아 국제학교는 지금도 운영 중입니다. 코타바루(Kota Bahru)는 말레이시아에서도 매우 외진 곳인데, 의외로 한국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 이유는 기숙사가 있고, 학비가 상대적으로 낮으며, 한국의 유학원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말레이시아에는 130여 개의 국제학교가 있습니다. 이주기가 정리되면 국제학교에 대한 포스팅을 시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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